또 다른 사인을 줘

아라벨라

"아라벨라!"

그 목소리가 문을 뚫고 쏟아져 들어와 방 안 벽마다 튕겨 다녔다. 나는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이다가 다리에 감긴 이불을 걷어차려 했다. 이불은 마치 나를 붙잡아두려는 듯 발목에 칭칭 감겨 있었다.

또다시 문을 쾅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얼굴을 찡그렸다. 입에서 욕이 줄줄 튀어나오려는 찰나, 뇌가 간신히 따라잡았다. 거트루드. 저건 거트루드의 목소리였다. 아무 말도 안 한 게 다행이었다.

나는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두 팔을 머리 위로 뻗었다. 하품이 절로 나왔다.

"서둘러요, 아라벨라. 늦었어요!"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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